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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기초#4] 목조건축, 정말 친환경적인가? – 전과정평가(LCA)로 살펴본 목구조의 환경 영향목조건축 입문 2025. 4. 16. 15:39
목조건축을 전공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목조건축은 친환경 건축이지. 이 말, 얼핏 들으면 당연하게 들린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자연에서 자라고, 타 재료에 비해 가볍고 따뜻한 이미지다.그런데 구조공학도로서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실제 건물을 설계해보면, 목조와 콘크리트 구조는 필요한 재료 양이 다르다. 그럴 때도 과연 목재가 ‘덜 오염’시키는 걸까?건물 하나가 자재를 생산해서 철거되기까지, 정말 목재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덜 부담을 주는’ 재료일까?그렇다면 건물 단위의 친환경성은 어떤 기준으로 비교해야 할까? 재료 단위가 아니라, 구조 성능, 사용 수명, 시공 방식 등까지 포함해서?이 글은 그 질문들을 정리해보는 시도다. ‘목재는 친환경이다’라는 말 뒤에 있는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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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기초#3] 목조건축, 정말 불에 약할까? – '탄다'와 '무너진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목조건축 입문 2025. 4. 16. 15:39
목조건축을 전공한다고 하면 꼭 듣는 말이 있다.“근데 불 나면 끝나는 거 아냐?” 습기, 화재, 친환경성. 이 세 가지는 목재 구조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의 근원이다. (그리고 또다시… 왜 구조 성능은 안 물어보는가?) 이건 진짜 흔한 반응이다. 그리고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목재는 잘 탄다. 애초에 불 피울 때 쓰는 땔감 아닌가? 누가 봐도 “불에 약할 것 같은” 재료다. 하지만 정말 구조적으로 약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꽤 흥미롭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화재 성능’, 특히 중목구조(Mass Timber)의 내화 설계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핵심 질문은 이거다: “목재 구조는 불에 약하다?” → 정말 그럴까?”‘잘 타는 재료’와 ‘쉽게 무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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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동향 #2] 미국의 목구조, 어디까지 왔나? – 2023년 연방 보고서로 본 현주소논문과 트렌드 2025. 4. 16. 15:39
미국 연방의회 산하 조사기관인 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는 2023년 10월, Mass Timber: Overview and Issues for Congress」라는 이름의 공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기술 소개 수준을 넘어서, 현재 북미에서 중목구조가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제도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북미 중목구조 시장의 기술·산업·정책 현황을 조금 더 ‘구조공학도’의 시선에서 해설해보고자 한다.“Mass Timber”, 미국 건축 시장에 들어오다미국에서 전통적으로 목조건축은 ‘경량 목구조’의 전유물이었다.2x4 시스템 중심의 단독주택, 로우라이즈 아파트가 그 주무대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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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동향 #1] 캐나다 BC주는 어떻게 목구조 강국이 되었나 – 'Wood First' 정책부터 제조 생태계까지논문과 트렌드 2025. 4. 16. 15:38
중목구조 하면 보통 유럽이나 북미의 사례가 먼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중목구조 건축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숲이 많아서”가 아니다. BC주는 건축, 정책, 산업, 연구가 모두 유기적으로 엮인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고, 그게 바로 중목구조의 성공 기반이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캐나다 연방정부 보고서(NRCan, 2021)를 바탕으로 BC주 중심의 중목구조 전략을 구조공학자의 시선에서 풀어본다.BC주의 ‘Wood First’ 법, 그게 뭐길래?2009년, BC주는 캐나다 최초로 ‘Wood First Act’라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간단하지만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BC주의 공공 건축 프로젝트는 목재를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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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사례 #3] 고령친화형 목조 아파트, 수익은 어땠을까?논문과 트렌드 2025. 4. 16. 15:32
앞선 1편에서는 25층 초고층 목조건축(Ascent)을, 2편에서는 9층 복합개발(INTRO Cleveland)을 다뤘다. 이번 3편은 조금 다르다. The Canyons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지어진 6층, 총 70세대 규모의 중층 중목 구조 아파트다. 대상은 액티브 시니어(55세 이상)를 주 타깃으로 설정했고, 목재의 노출성과 설계적 차별성을 극대화하며 "빠른 임대"보다는 "안정적인 거주"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다.개발 개요항목내용위치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건축 규모6층 (CLT 5층 + 리테일 1층)구조 방식Type 3-A CLT over Type 1-A Concrete총 연면적113,314 SF (약 10,520㎡ / 3,180평)순 임대면적60,417 SF (주거) + 15,409 SF (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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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사례 #2] 미국의 9층 중목구조, 어떻게 수익을 냈을까?논문과 트렌드 2025. 4. 16. 14:50
1편에서 소개한 25층 초고층 목조건물 Ascent는 구조공학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상징적인 프로젝트였다.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그 높이는 아직 도전하기에 너무 높은 산처럼 느껴진다. 현재 국내에는 5층 규모의 목조건물이 존재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나 행정적으로도 아직은 보수적인 기준들이 남아 있다. 그렇기에 9층 규모의 중목구조는 '당장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도전이 필요한 현실적 목표'처럼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1편에 이어, 클리블랜드에서 실제로 완공된 9층 규모의 중목구조 프로젝트, INTRO Cleveland의 비즈니스 성과와 시공 전략을 정리해본다. INTRO Cleveland. CLT와 Glulam으로 만든 9층 규모의 중목구조 건물. 단순히 나무로 지었다는 걸 넘어서, 시장 임대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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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사례 #1] 세계에서 가장 높은 25층 목조건축, 수익이 났을까?논문과 트렌드 2025. 4. 16. 14:19
요즘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탄소중립, 친환경, 자연소재... 이런 단어들과 함께 목조건축이 ‘미래형 건축’처럼 소개되는 걸 자주 본다. 그런데 나는 구조공학을 전공하고 있어서일까, ‘지을 수 있다’보다 더 궁금한 게 있다.“과연 수익이 날까?”“이걸로 시장이 굴러갈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안다. 하지만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구조 성능이나 내화 성능을 넘어서 '사업성'이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중목구조 비즈니스 케이스 스터디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했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상징적인 프로젝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고층 건물인 'Ascent' 사례를 먼저 살펴본다.개발 개요항목내용위치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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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기초 #2] 목조건축, 정말 습기에 약한가? – 구조 성능에 영향을 주는 습기, 그리고 대응 전략목조건축 입문 2025. 4. 16. 08:13
목조를 전공하다보면 항상 질문 받는 세 가지 요점이 있다. 습기, 화재, 친환경성.(왜 아무도 구조 성능은 안 물어보는가? 이건 분명 구조물인데…) 아무튼, 오늘은 그 중에서도 습기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많은 이들이 “목재는 물 먹으면 썩잖아요?”라고 말하지만, 정확히는 썩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젖는 과정에서 목재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재료가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습기는 단순한 환경 조건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하중이고, 계산에 반영되지 않으면 균열, 강도 저하, 내구성 문제로 직결된다. 이 글에서는 구조공학도의 시선으로 습기와 목재 구조 강도, 그리고 설계-시공-운용 전체 과정에서의 습기 관리 전략을 정리한다.목재는 ‘습기와 평형’을 이루려는 재료다목재는 주변 공기의 상대습도(RH)에 맞춰 수분을 흡..